감독 파블로 라라인의 영화 <스펜서>는 2021년 개봉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전부라고도 말할 수 있는 다이애나 역은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했습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으로 우리에게 영화 '트와일라잇'에서의 이미지가 강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3일간의 휴가
크리스마스이브
많은 요리사들이 한 별장으로 줄 맞춰 들어가고 그곳에는 고급 식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직접 운전을 해서 별장을 찾아가고 있는 다이애나는 도중에 길을 잃게 됩니다. 아무리 지도를 봐도 길을 알 수가 없어 결국 다이애나는 한 식당에서 길을 묻게 되고, 그 사이 왕실의 가족들은 차례차례 별장에 도착하고 들어가자마자 왕실의 전통이라는 체중 재기를 시작합니다.
다이애나는 길을 헤매던 중 왕실의 요리사를 만나게 되고 다이애나만 오지 않았으니 별장으로 얼른 가보라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한 채 멀리 허수아비가 입고 있던 아버지의 코트를 가지러 들판으로 뛰어갑니다.
다이애나는 결국 제일 마지막으로 별장에 도착합니다.
전통인 체중 재기는 이곳에서 3일 동안 살을 찌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고, 다이애나는 이를 탐탁지 않아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추워도 난방을 하기보단 옷을 껴입거나 담요를 덮어야만 하는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이애나가 유일하게 마음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다이애나의 의상을 담당하는 직원 매기였습니다.
그날 밤 다이애나는 저녁식사 때 할 장신구인 진주 목걸이를 목에 두르게 되는데, 이 진주 목걸이는 남편 찰스가 내연녀 '카밀라'에게 선물한 목걸이와 똑같은 것이었습니다. 버릴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다이애나는 그 목걸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방에서 '앤 불린'의 삶을 그린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고 앤 불린이 스펜서 가문(다이애나의 가문)의 먼 후손이며 영국 국왕과 결혼한 뒤, 국왕에게 죽임을 당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심지어 이 죽음이 국왕의 외도로 비롯된 억울한 것이었음도 알게 됩니다. 앤 불린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다이애나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 저녁 만찬이 시작되고 그 자리가 불편한 다이애나는 앤 불린의 환영을 보게 되고 진주 목걸이를 끊어버린 뒤 음식에 떨어진 진주를 삼키는 망상을 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화장실로 가 먹은 것을 다 토해버립니다. 식이장애를 겪고 있던 다이애나는 밤늦은 시간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음식 저장소에서 이것저것 몰래 먹게 됩니다. 그리고 왕실 직원에게 들키게 됩니다. 밖에서는 언론과 파파라치, 그리고 집 안에서는 하인과 직원 등. 모든 곳에서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다이애나는 답답함을 느끼며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별장 근처에 있는 어릴 적 살던 집으로 가다 경비를 서고 있던 경찰들에게 들키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날 아침, 매기가 아닌 다른 직원이 다이애나의 옷을 입혀주러 들어옵니다. 의지했던 매기를 찰스가 다른 곳으로 보내버린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가족 기념촬영을 마치고 성당을 가게 되는데, 다이애나는 성당에서 입을 의상이 아닌 점심에 입을 옷을 입고 나타납니다. 이곳에서도 언론은 다이애나에게만 관심을 주고 이런 상황을 왕실 가족들은 불편해합니다.
낮이 되자 찰스는 왕실의 또 다른 전통인 사냥을 아들 윌리엄에게 가르쳐줍니다. 사냥이 싫다는 윌리엄의 마음을 알게 된 다이애나는 찰스에게 전하러 가지만 오히려 찰스가 다이애나의 그간의 행동을 지적하기 시작하면서 둘은 다투게 됩니다.
그날 저녁 파파라치 때문에 방안의 커튼까지 꿰매버린 왕실의 태도에 화가 난 다이애나는 커튼을 찢어버리고 급기야는 자해까지 하게 됩니다. 저녁 만찬은 결국 가지 않기로 하고 장화와 손전등만을 챙긴 채 옛날에 살던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집으로 간 다이애나는 어린 다이애나 스펜서의 추억에 잠기며 결국 울음을 터트리게 됩니다. 그리고 계단 난간에서 몸을 던지려는데 앤 불린의 환영이 나타나고 다이애나는 그 행동을 멈추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기다렸던 매기가 다시 돌아오고 다이애나는 매기와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다 매기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둘이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왕실 행사 중 하나인 꿩 사냥을 앞두고 다이애나는 매기의 도움을 받아 계획을 하나 세우게 됩니다.
평범한 것들을 좋아했던 다이애나는 숨 막히는 왕실의 생활에 더 이상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허수아비에게서 벗겼던 아버지의 코트를 입은 채 사냥이 한창인 사냥터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아들 윌리엄과 해리를 데리고 나와 별장을 탈출합니다.
달리는 차 속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패스트푸드도 잔뜩 사 먹으며 다이애나가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다이애나의 짧은 일생
다이애나는 귀족인 스펜서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가정은 그리 화목하지 못해 다이애나가 6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별거를 시작하고 8살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됩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다이애나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랐습니다. 언니들과 남동생과 다르게 학업성적이 좋지 못해 찰스를 만나기 전에는 유치원에서 일하면서 귀족들의 자녀를 돌봐주는 보모로도 일했습니다. 영국의 왕세자인 찰스는 17세에 처음 만났으며 20세에 결혼하여 아들 윌리엄과 해리를 낳았으나 남편 찰스의 외도와 순탄하지 않은 왕실 생활로 이혼을 하게 됩니다. 이혼 후에도 왕세자비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중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끼쳤으나 이혼 다음 해인 1997년 8월 31일에 프랑스 파리에서 쫓아오는 파파라치들을 피하다가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사랑이 필요했던 다이애나
이 영화는 실제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이애나의 감정선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3일간의 크리스마스 휴가기간 동안 다이애나는 왕실 생활 속에서 답답함과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식이장애가 있는 모습은 이러한 스트레스가 단지 이번 휴가뿐만 아니라 아주 예전부터 이어졌던 것이라는 걸 알게 해 줍니다. 찰스의 외도를 알면서도 함구하고 모른척하는 왕실 가족들. 그리고 친절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사랑과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다이애나에 대한 왕실 사람들의 질투가 그 증거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이애나의 불편하고 숨 막히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제 자신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습니다.
10대 때 처음 만난 찰스에 대한 사랑이 작지 않았기에 찰스에게 사랑받기를 원했고, 어렸을 적 부모님의 사랑을 마음껏 받지 못했던 그녀였기에 남편의 외도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기댈 만한 사람도 딱히 없었다는 사실은 결혼생활 내내 얼마나 그녀가 힘들고 외로웠을지가 짐작이 갑니다.
영화 속에서 왕실 사람들이 꿩 사냥을 즐겨하고 꿩이 차에서 떨어져 죽어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다이애나가 꿩에 대해 묻는 말에 요리사는 총에 맞지 않더라도 결국 차에 치어 죽는다는 말을 합니다. 꿩이 죽어있는 장면과 요리사의 이 말은 다이애나가 후에 목숨을 잃게 된 비극적인 사고를 나타내는 복선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한 영화 내내 환영으로 본 앤 불린은 다이애나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마지막에는 그녀의 위험한 행동을 저지하고 왕실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한 구원자가 되었습니다. 특히 찰스가 준 진주 목걸이를 힘차게 끊어내는 장면은 이런 다이애나의 심경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영화 '스펜서'에서는 앞뒤 자세한 상황이 많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 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주인공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 다이애나의 삶도 잘 그려내고 있으니, 이 영화가 아쉬웠던 사람들은 '더 크라운'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다시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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