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채드윅 감독의 영화 <천일의 스캔들> 은 2008년에 개봉한 영국 작품으로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먼과 스칼렛 요한슨이 불린 가의 두 자매를 연기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대물로 로맨스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저 로맨틱하지만은 않습니다. 권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왕의 여자가 된 언니와 동생
불린 가에는 세 남매가 있습니다. 앤과 메리. 그리고 남동생 조지입니다.
차녀 메리는 가진 건 없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약속하는 윌리엄과 결혼을 하게 되고 메리와는 다르게 야먕이 컸던 첫째 앤은 메리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헨리 퍼시 공작과 눈빛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왕의 신하이자 친척인 노포크가 찾아와 왕 부부가 대화를 하지 않는데 이게 다 왕비가 후계자를 낳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며 왕궁에서 있었던 일들을 토머스에게 전해줍니다. 그러면서 지금이 권력을 쥘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게 됩니다.
후계자를 간절히 기다렸던 왕 헨리 8세는 노령의 왕비가 아이를 사산하자 희망을 버리게 됩니다.
노포크는 곧 왕이 다른 여자를 찾을 거라며 토머스와 함께 앤을 정부로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앤은 놀라면서도 그 계획을 승낙하게 됩니다.
그 후 왕이 집을 방문하고 왕과 앤은 처음 마주하게 됩니다. 다행히 앤의 매력에 헨리도 좋은 감정을 갖게 됩니다.
다음날 왕과 앤은 함께 사냥을 가게 되지만 앤을 따라갔다가 말에서 낙마한 왕은 부상을 입게 됩니다. 왕이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었을 거라는 신하의 말에 노포크는 앤 대신 메리를 보내 왕을 보살피게 합니다. 그리고 헨리는 순수하고 참한 메리에게 빠져버리게 됩니다.
왕은 메리를 왕비의 시녀로 들이고 싶어 하고, 남편인 윌리엄마저 작위를 받고 메리를 보내려 하자 메리는 어쩔 수 없이 왕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왕궁에서 열린 연회에서 앤은 여전히 약혼녀가 있는 헨리 퍼시와 눈빛을 교환하고 메리는 헨리의 침실에서 밤을 보내게 됩니다. 다음날 메리는 노포크에게 왕과의 지난밤을 보고하고, 노포크와 토머스는 더 큰 욕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각 앤은 퍼시 공작을 설득해 둘만의 비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왕의 허락도 받지 않고 결혼을 한 앤이 걱정된 메리는 가족들에게 결혼 사실을 알려주게 되고, 이로 인해 앤은 헨리 퍼시와 이별하고 프랑스로 떠나게 됩니다.
얼마 후 메리는 왕의 아이를 갖게 되지만 토머스의 권력 욕심은 아들마저 정략결혼을 시키게 됩니다. 임신으로 몸상태가 약해진 메리가 왕과 잠자리를 갖지 못하게 되자, 토마스와 노포크는 왕이 다른 여자를 찾지 못하게 앤을 또다시 대타로 세웁니다. 그렇게 오랜만에 왕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앤은 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헨리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고 앤에게 빠진 왕은 메리를 소홀하게 대하기 시작합니다.
앤은 헨리가 보낸 선물을 계속 돌려보내며 밀당을 하고, 메리가 아이를 출산하고 있을 때 헨리는 참지 못하고 앤을 찾아갑니다. 메리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은 헨리의 표정에 변화가 생기자 앤은 그제야 헨리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왕과 앤의 분위기를 통해 메리는 헨리가 자신에게 등을 돌리게 될 거라는 걸 직감하게 됩니다.
앤은 왕비의 자리를 탐내, 잠자리를 거부하며 헨리를 애타게 만듭니다. 헨리가 왕비와의 이혼을 생각하고 있을 때쯤 앤의 비밀 결혼 소식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믿을 사람이 메리밖에 없다고 판단한 헨리는 메리를 다시 왕궁으로 불러들입니다.
다행히 메리가 거짓증언을 해 앤을 도와주게 되고, 앤 역시 메리에게 사과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이혼재판을 거치며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왕비와 헤어지게 된 헨리는 앤에 대한 애증으로 강제로 첫날밤을 보내게 됩니다. 마침내 앤은 왕비가 되었지만, 왕은 점점 차가운 태도를 보이고 급기야 앤이 아들이 아닌 딸을 출산하자 바람기에 다시 불이 붙습니다. 그리고 이런 왕의 모습을 보며 앤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두 번째 아이를 갖게 되지만 곧 사산을 하게 되고, 남동생의 아내였던 제인의 오해로 앤이 남동생과 근친을 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됩니다. 앤은 헨리에게 해명을 해보지만 결국 마녀로 몰려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메리는 헨리를 찾아와 앤을 살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미 남동생은 사형을 당한 상태였고, 헨리는 메리에게 앤은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앤은 그 말을 믿고 사형집행대에 올라가 메리를 바라보지만 전해진 왕의 편지를 읽고 표정이 좋지 않아 진 메리를 보며 곧 자신의 죽음을 직감합니다. 그렇게 앤 마저 목숨을 잃고 메리는 언니의 딸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왕궁을 떠나게 됩니다. 그 후 메리는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던 스태포드와 결혼해 시골에서 여생을 보내고, 메리가 키운 앤의 딸 엘리자베스는 후에 영국의 여왕이 됩니다.
천일의 스캔들을 둘러싼 역사적 배경
영화 '천일의 스캔들'은 헨리 8세와 불린 가의 자매 앤, 메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헨리 8세는 튜더 왕가의 혈통으로 화려한 여성 편력과 여섯 번의 결혼을 한 왕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이는 내용은 모두 한 해 동안에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한 해 동안 첫 왕비인 캐서린이 죽고, 앤이 참수형을 당하고 제인 시모어를 3번째 왕비로 들인 것입니다. 이후 제인 시모어가 유일하게 아들을 남기고 사망하자 헨리 8세는 3년 동안 새 왕비를 들이지 않았고, 그 후 3명의 왕비를 더 맞이합니다. 이렇게 여성편력을 자랑하는 헨리 8세이지만 역사적으로는 종교개혁과 절대왕정을 확립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업적을 세운 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죽기 직전에는 잘 돌보지 않았던 두 딸을 적자로 부활시켜 왕위 계승권을 인정해주어 제인 시모어의 아들 에드워드 6세가 재위 6년만 인 16세 나이로 죽자 첫 왕비 캐서린의 딸 메리 1세가 왕위를 물려받게 됩니다. 그리고 메리 1세마저 단명하자 앤의 딸이 엘리자베스 1세로 등극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45년간 잉글랜드를 통치하게 됩니다.
권력욕이 부른 참상
역사적인 배경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보다 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을 통해 엘리자베스 2세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엘리자베스 1세, 거슬러 올라가 헨리 8세의 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것이었고, 영화 '스펜서'에서 나왔던 '앤 불린'이 등장해 반가운 마음으로 꽤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대를 잇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헨리의 두려움, 그리고 왕의 여자가 되고 싶다는 앤의 야망은 언뜻 보면 별개의 욕망으로 보이지만 권력을 유지하거나 권력을 갖고 싶다는 의미에서는 그 결을 같이 합니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도 지나친 권력에 대한 욕심은 그 끝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왕관을 쓰지 않은 자는 왕관을 탐내지만, 왕관을 쓰고 있는 자는 그 무게에 짓눌립니다. 이 영화는 권력욕에 삼켜진 앤과 큰 욕심 없이 주어진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메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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